휴가休家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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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의 휴식이 비로소 몸의 온전한 휴식

“눈 건강을 지키는 생활 습관에 대하여” 세브란스 안과의사 ‘김태임’

매일 같이 섬세한 눈으로 사람들의 눈을 살피는 안과의사, 김태임. 오늘 그가 휴가 방문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특별한 이야기가 있다고 해요.

“눈 건강엔 유해환경에 노출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신체 부위는 어디일까요? 바로 눈인데요, 우리가 자는 중에도 눈은 움직인다고 해요. 김태임님은 세상이 디지털화되고 도시화되어 갈수록 우리의 눈은 자연스레 유해에 노출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어요. 그렇다면 어쩔 수 없는 우리의 생활 환경 속에서 발생할 수 있는 눈 질환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휴가> 방문객에게 전하는 김태임님의 눈 건강에 대한 이야기, 함께 집중해볼까요?
“사실 우리는 약간 원시 상태로 태어나요”

모두가 눈 건강을 특히 조심해야 하는 시기가 있나요?

사실 우리는 약간 원시 상태로 태어나요. 멀리 보고 가까이 있는 물체들은 잘 못 봐요. 그래서 아기가 눈을 맞추기까지는 최소 100일 정도의 시간이 흘러요. 그러다 학동기라고, 학교 갈 나이가 되면 보통 시력 발달을 다 하고 정시가 되거든요. 정시는 근시, 난시, 원시가 없는 상태를 말해요. 그런데 요즘은 우리 아이들이 3~4살 때부터도 작은 디지털 화면을 많이 보잖아요. 근거리 작업을 많이 하면 근시 발생률이 명확히 높아지거든요. 그래서 우선은 누구에게나 학동기 전이 가장 중요해요.

반대로 몽골이나 카자흐스탄 같은 국가에선 어렸을 때부터 저 멀리 초원을 보면서 자라잖아요. 실제로 그런 생활 환경이 눈 건강에 좋은 영향이 되나요?

아주 중요한 말씀인데요, 몽골 사람들이 원래는 굉장히 눈이 좋았어요. 이글비전이라고, 독수리나 매가 정말 높은 데서 땅에 있는 걸 보고 내리꽂아 먹잖아요. 몽골 사람들이 3.0을 본다는 말이 있는데 사실은 그랬어요. 그런데 아시다시피 지금은 몽골도 유목 생활을 안 하고 인터넷이 들어가면서 학교에서 공부하잖아요. 아이누스족이나 이누이트족 같은 원주민들도 옛날엔 100명 중 2명꼴로 근시가 있었는데 우리 세대가 되니까 100명 중 50명으로 늘었어요. 디지털 기기가 근시를 유발한다는 건 이제 완전 팩트예요. 우리 눈은 가까이 있는 걸 볼 때 포커스를 이렇게 안에 맞췄다가 멀리 보면 조절근이 좀 풀어지면서 포커스가 왔다 갔다 하는데요, 안에 맞춘 포커스를 너무 오래 유지하고 있으면 계속해서 근시가 발달돼요.
“디지털 기기가 근시를 유발한다는 건 이제 완전 팩트에요”

근시가 발생하면 근시 발달을 멈추거나 늦출 방법은 없나요?

제가 그래서 지금 열심히 연구 중이지만, 아직까지는 생활 패턴을 바꾸는 게 제일 중요해요. 근거리를 보지만 근육이 조절을 못 하게 하는 아트로핀 치료라는 것도 하고 있고요. 비구면 렌즈, 또 다초점렌즈라고 두 개의 초점으로 해서 조절력을 잘 안 쓰게 하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어떤 게 최선이라고 뚜렷하게 밝혀진 건 없어요. 그리고 이런 치료들은 경제적인 부담이 엄청 커요. 그래서 20대에서 40대 직장인한테 정말 최소한으로 부탁드리는 건 이거예요. 예를 들어 무언가 20분 정도 열심히 봤다면 1~2분이라도 멀리 포커스를 맞춰줘서 긴장을 풀어주는 거죠.

“눈을 쉬게 하려면 의식적으로 생활 습관을 바꿔 가야 해요.”

20~40대 사회인에겐 안구건조증 역시 일상적인 감각이 되어버린 것 같아요. 안구건조증은 왜 생기는 건가요?

안구건조증은 옛날에는 어른한테만 있었는데, 요즘에는 어린아이한테도 많아요. 다들 눈을 너무 열심히 쓰는 거죠. 우리가 가만히 있을 때는 1분에 15회 정도 눈 깜빡임을 하는데 무언가에 집중했을 때는 눈 깜빡임 횟수가 현저히 줄어요. 일할 때는 3~5회 정도로 줄어들고요. 세상에서 눈을 제일 안 깜빡거리는 때가 언제일 것 같아요? 게임할 때에요. 그때는 정말 1분에 한 번도 안 깜빡거리는 거죠. 이렇게 눈 깜빡임을 너무 안 하면 눈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물과 기름이 증발해요. 눈을 깜빡해줘야 와이퍼가 왔다 갔다 하듯 물이 덮여지는데, 계속 눈을 뜨고 있으면 아무래도 안구건조증이 생길 수 밖에 없어요.

바쁜 틈에서도 머릿속에 꼭 새겨야 하는 최소한의 눈 관리법이 있다면요?

사무실에서 일하는 환경을 이야기하자면, 정형외과에서는 목 건강을 위해서 컴퓨터를 높게 두고 올려다보라고 해요. 그런데 우리는 컴퓨터를 눈보다 하방 30도 정도로 해놓고 봐요. 제 방 컴퓨터는 다 이렇게 되어 있어요. 안구가 노출되는 면적이 커지면 그만큼 마를 확률도 훨씬 높아지거든요. 그래서 저는 컴퓨터를 이렇게 내 눈높이보다 아래에 놓기를 권하는데, 이건 안과 측면이에요. 그리고 업무 중간에 의도적으로 눈을 깜빡이는 게 좋아요. 그냥 깜빡이기만 하면 소용없어요. 우리 환자들한테 얘기하면 얼굴을 막 찡그리면서 눈을 세게 감는 분도 있는데 그렇게 하면 주름살만 생겨요(웃음). 편하게 완전히 감은 상태에서 1초 쉬고 뜬다고 생각하면 돼요.
안구건조증은 눈 깜빡임을 너무 안 해서 생긴다고 한다. 의도적으로 눈을 감아주는 게 중요하다.

안구건조증에는 인공 눈물 사용을 많이 권장하고 있어요. 실제로 인공 눈물이 안구건조증 완화에 효과가 있나요?

인공눈물은 로션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우리가 세수하고 나면 피부가 건조하니까 스킨 바르고 로션도 바르고 크림도 바르잖아요. 인공눈물은 눈 표면에 물을 오랫동안 공급해 주는 역할을 해요. 부족한 부분을 보충해 주는 거죠. 그런데 이건 물이 아니라 점액과 비슷한 성분이에요. 그 안에는 영양 성분이 하나도 없어요. 로션도 너무 많이 바르면 기름지잖아요.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눈물이 너무 없는 사람은 인공 눈물을 써서 윤활 시켜줄 수 있지만, 너무 많이 넣게 되면 오히려 내 눈의 자연적인 방어 기능과 건강한 요소를 없앨 수 있어요. 그래서 하루에 4번 정도 사용하는 걸 권장해요. 그런데 요즘은 거의 다 일회용을 사용하잖아요. 잘못하다 찔리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저는 어떻게 하냐면, 꼭 거울을 보고 넣어요. 또 까만 눈동자에 떨어뜨리면 아프고 깜짝 놀란단 말이에요. 눈 아래 살을 손가락으로 살짝 눌러서 내리고 흰자와 눈 안쪽 살의 경계에 떨어트리는 게 제일 좋아요.
"인공눈물은 로션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다만, 하루 4번 정도 사용을 권장한다고 한다.

“각막은 우리 피부보다 천 배나 신경이 많아요. 그래서 조그만 모래알 하나만 들어가도 고통스러운 거죠. 그렇지만 눈 표면은 피부보다 굉장히 빨리 회복돼요.”

눈은 우리 몸에서 직접적으로 노출된 구조인데다 굉장히 예민하고 약한 부위라 일상생활에서 외상이 잦기도 하죠. 세수하다가 눈에 거품이 들어가 눈을 질끈 감고 한동안 가만히 서 있던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거에요. 섬세하게 관리해야 하는 눈이지만, 우리는 대부분의 시간을 의식하지 못한 채 살아가죠. 씻지 않은 손으로 눈을 막 비비기도 하면서요. 또, 예상치 못하게 눈을 다치게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김태임님은 우리 눈의 구조와 기능을 차분히 설명하며, 생활 속에서 눈을 지키는 방법에 대해 강조해서 말했어요

디지털 기기 외에 눈 건강에 해로운 생활 습관이 있는지 궁금해요.

제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말 중 하나가 “점막을 채워주세요.”에요(웃음). 저도 오늘 메이크업을 하긴 했지만요. 안구 표면이랑 맞닿아 있는 이 눈 표면의 뒤쪽에 있는 게 점막이에요. 거기엔 마이봄샘이라고 기름을 만들어내는 선이 있어요. 눈 표면이랑 직접 닿아 있고요. 그래서 메이크업을 눈 너무 가까이에 하면 독을 바르는 것과 다름없는 거에요. 특히 아이라이너나 마스카라 같은 제품에는 어쩔 수 없이 중금속 성분이 들어가게 되거든요. 예쁘게 화장하는 건 좋지만 되도록 눈두덩이 위, 살 부분에만 하는 걸 당부하고 싶어요. 그다음에 자외선이 눈에 정말 독해요. 점점 오존층이 얇아지면서 대기에 도달하는 자외선이 많아지고 있잖아요. 요즘 도심은 유리 건물이 대부분이고 표면이 반짝반짝한 외장재를 많이 사용하는데, 그런 환경에선 빛 반사가 심해요. 가끔 날씨가 좋으면 광합성 한다고 밖에 나가잖아요. 강한 빛을 직접 보는 것도 눈에 굉장히 독해요. 그래서 선글라스 착용이 정말 중요한데, 렌즈 색상이 어둡다고 무조건 자외선 차단이 잘 되는 게 아니에요. 투명한 선글라스도 있잖아요. 렌즈의 자외선 코팅이 제대로 되어있는 선글라스를 착용해야 해요. 또 코팅은 1~2년 지나면 없어지거든요. 그래서 전 선글라스 안경의 렌즈는 2년 이상 사용하지 않아요.
메이크업을 할 때도 눈 너무 가까이에 하면 독을 바르는 것과 다름 없다고 한다.

일상생활에서 갑자기 눈을 다치게 되는 경우도 있잖아요. 요리하다가 기름이 눈에 튄다거나, 날카로운 것에 찔린다거나요. 그럴 땐 어떤 조치를 해야 하나요?

굉장히 드문 케이스이지만, 골프공에 눈을 맞는다던가 유리병이 깨졌는데 유리가 눈에 탁 들어와서 실명된 경우도 있어요. 우리가 눈에 뭐가 들어가면 눈을 되게 빨리 감을 것 같잖아요, 그런데 안 그래요. 그래서 안구도 화상을 입는 경우가 꽤 있어요. 기름 잠깐 튀는 정도는 괜찮은데요, 화학 화상이 굉장히 무서워요. 화학 실험실을 보면 연구원들이 다 고글을 쓰고 있잖아요. 만약 집에서 그런 일이 생겼는데 병원에 갈 시간이 없다면 일단 눈을 뜬 채로 수돗물에 막 눈을 씻는거에요. 빨리 씻어내느냐 아니냐가 관건이에요. 우리나라 수돗물은 염소 소독이 잘 되어 있어서 균이 없으니 괜찮아요. 요리하다 기름이나 뜨거운 국물이 튄 경우엔 인공 눈물을 눈에 넣는 정도가 아니라 계속 부어서 막 씻어내는 거죠. 그리고 무언가에 찔려서 상피가 벗겨지는 경우도 많아요. 각막에 부종도 생기고요, 염증이 생기면 약간 하얘져서 시력이 떨어질 수도 있어요. 그런데 눈 표면은 피부가 나아지는 것 보다 굉장히 빨리 좋아져요. 상피만 벗겨진 거라면 정상적으로는 24시간만 지나면 아물어요. 그런데 불편감이 없어지는 데는 수 주에서 수개월이 걸려요. 재발성으로 바뀌면 안 좋아질 수 있기 때문에 병원에 가서 진료를 보는 게 가장 좋아요.

“수명이 점점 길어지고 있잖아요? 그런데 노안이 오는 시기는 더 빨라졌어요. 요즘은 35세부터 노안이 진행돼요”

이런 외상 외에 큰 눈 질병은 자각하기 쉽지 않을 것 같아요. 그래서 검진이 무척 중요할 것 같은데요, 안과 검진은 어떤 주기로 어떤 검사 위주로 하는 것이 좋은가요?

우선 나이대에 따라 다르지만, 안과랑 친하게 지내야 하는 시기는 학동기 직전, 학교 다닐 때 그다음에 30대 중후반 이렇게에요. 10대에는 시력 검사가 제일 중요해요. 1년에 한 번씩( 안경을 끼는 경우라면 6개월에 한 번) 하는 게 좋고요. 요즘엔 35세부터 노안이 생기기 시작해요. 첫 증상은 전환이 빨리빨리 안 되는 거에요. 멀리 보다가 가까운 데를 보려면 한참 있어야 초점이 잡혀요. 카메라로 비유하면, 옛날에는 오토포커스가 단번에 주르륵 됐다면, 노안이 오면 드드드득- 이렇게 오래 걸리는 거에요. 그러니까 30대 중후반부터는 시력 검사를 다시 해야 해요. 얘기하신 것 중에 제일 중요한 게, 녹내장은 증상이 없어요. 건강 검진할 때 조금 큰 병원에서는 안저 검사랑 안압 검사까지 하거든요. 35세 이후부터는 이런 녹내장 검사도 5년에 한 번 정도 해보는 것도 좋아요. 안과에 오시면 환자분이 “뭘 해주세요.” 하지 않아도 필요한 검진은 다 하니까 그냥 편한 마음으로 검사 받으러 오시면 좋을 것 같아요.
나이에 따라 검사의 포커스가 다르기에, 항상 안과와 친하게 지내는 것이 좋다.

교수님은 평소 눈 관리를 어떻게 하나요? 눈 건강을 위해 유지하는 생활 습관이나 팁이 있는지  궁금해요.

혹시 그 말 아세요? 의사가 하라는 대로 하면 오래 사는데 의사처럼 살면 오래 못 산다고요(웃음). 저는 20대 후반에 라섹 수술을 했어요. 그 전에 렌즈를 10년 이상 착용했기 때문에 눈커풀의 기름샘 염증도 있고 안구건조증도 좀 심해요. 그래서 저는 기름샘을 잘 짜는 걸 중요하게 생각해요. 나이가 들면 우리 눈에서 나오는 기름의 퀄리티가 나빠져요. 그래서 저는 저녁에 세안할 때 따뜻한 물로 눈 주변을 잘 닦아주고, 밤에 자기 전엔 피부에 영양크림을 바르듯이 눈에도 인공 눈물이나 아주 약한 연고를 넣어요. 잘 때 눈이 덮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살짝 실눈이 떠지는 경우도 있어요. 그럼 조금 건조해질 수 있거든요.

마지막으로 이 인터뷰 역시 많은 사람이 디지털 기기로 보게 될 텐데요, 안과의사로서 강조해서 전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요?

종이책을 보는 것 보다 디지털기기를 볼 때 눈의 피로도가 몇 배 더 높은 것은 확실해요. 디지털 기기는 다 발광체잖아요. 작은 화면으로 작은 글씨를 보게 되고 또 의도하지 않게 자꾸만 가까이 보게 돼요. 디지털 기기가 굉장히 유용하고 즐겁고 내 인생을 좋게 만들어주기는 하지만, 보면 볼수록 눈 건강에는 마이너스가 된다는 걸 염두에 두었으면 해요. 의식적으로 눈 깜빡임도 많이 하고 중간중간 초점을 멀리 맞춰서 눈의 긴장도 풀어주고요. 만약 그걸 못 하겠다, 하면 가까운 거리에 자신을 잘 돌봐줄 수 있는 전문가 선생님을 두고 6개월에서 1년에 한 번은 눈 상태를 확인하는 걸 추천해요.

<휴가休家> 방문객에게 전해주고 싶은 김태임 님의 한 마디는?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경쟁이 굉장히 치열한 나라에서 자라왔잖아요. 그런 환경에서 근시와 같은 눈 질환 발생률이 월등히 높아요. 그렇기 때문에 항상 의식하면서 생활 습관을 바꾸는 게 가장 중요해요. 사실 모두가 다 알고 있지만 하지 않고 있죠(웃음). 눈 깜빡임, 눈 온전히 쉬어주기, 자외선 차단만큼은 잊지 않길 당부하고 싶어요.
안과의사 김태임님은, 20년간 국내 각막 분야의 전문가로 세브란스 병원 안과에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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